전체 글1977 아줌마도 함께 놀자! 20090903 오늘 참 보고 싶더라구요. 하늘 또한 기막히고..... 이런 문자 한 개쯤 날라옴직 할 하늘을 가진 날, 만 보는 무슨...결과적으로 천 보도 걷지 않았지만 아무튼 무작정 나섰습니다. 사실 길만 건너면 로데오 거리고 그곳의 옷 파는 가게의 90%는 아직 발조차 들여놓아 본 적이 없는데도.. 2010. 3. 10. 밀양과 분리수거 언젠가 한국 돌아오는 기내에서 '밀양'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 속 주인공의 남편은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자신을 제외한 주윗사람 모두가 알고 있었던 남편의 불륜에 대해 참을 수 없게 배신감을 느꼈던 주인공은 역으로, 그 사실을 끝까지 모르는 척 자신조차 속이기 위해, 세상으로 부터 숨는.. 2010. 2. 25. ... ... Mute / 을왕리에서 파도가 쓸어가다 남긴 그림자 배회하던 물고기가 꿀꺽. 그 물고기 갈매기가 낚아채 또 꿀꺽, 돌고 도는 메아리 같은 작은 파도들이 해변에서 일면 마음 비운 조개들 몸 부서지며 서그럭 거리는 곳 맑고 높은 하늘처럼 그 투명함으로 내어진 길이라면, 시선 힘없이 바삭거리는 모래로 부수.. 2010. 2. 15. 이맘때면, 늘... * 이맘때면, 늘... 글, 그림 / 정혜정 자정 한참 지났건만 나비 한 마리가 가슴 속 날아다녀 잠이 오질 않네. 매해 이맘때면, 더 그래. 그저 후욱 훅. 가슴 속 무언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기운 들이치며 최대한 냉정해 보려는 내 의지와는 달리 온갖 구실 다 대 아무렇지도 않으려 하지만 .. 2010. 2. 13. 지붕 없는 기억 지붕 없는 기억 기억은 바람 부는 한겨울 들판에 선 듯 휘돌리기 시작했다. 좋은 추억은 타이의 씨줄 날줄 엮어간 스카프처럼 마음 부드럽게 감싸지만, 누군가 떨어뜨려 내다버린 깨진 액자 속 찢어진 그림이나 망망한 대해를 표류하는 썩은 나무 조각 같은 기억이 턴테이블 긁는 소음으로 목덜미를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소급되는 그 기억에 질려 도망치듯 떠나온 곳, 기대 없이 들어간 펜션 아무 데나 짐을 던지며 그 자리에 무릎 꺾인 듯 주저앉아 잠이라도 든 듯 움직이고 싶지 않다니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냥 어느 낯선 나라 호텔 방이라 여기자며 깊게 숨 들이마시며 발코니 창을 여니, 바다와의 대화가 가능 할 그네가 푸른 밤 수면 위의 달과 어우러져 그렁거린다. 늘 갈망해 오던 자유를 지니고서도 동굴 속에서 길 .. 2010. 2. 9. 나를 좋아하는 너는/ 정혜정 1. 내가 자는 모습은 어쩌면 두 손 포개 가슴에 얹고 숨 소리도 내지 않으며 관 속에라도 누운듯 마음 안에만 들어 있는 것 같을까. 종종 난,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상상하곤 하는데, 푸우- 숨을 참다 수면 위로 얼굴 내밀 듯 새벽 깨어나며 소리를 내지도 않을 텐데 방 어디선가 자다 깨어있던 고양이, 예의 있게 침대 발치로 부터 뛰어 올라 저벅거리며 턱 밑에까지 오는 것이다 닿을 듯 말 듯 코를 가져다만 대는 것이 놈의 반갑다는 인산데, 몇 번이고 무당 굿 하듯 목 밟고 가슴 밟으며 완전히 주인 잠이 깨도록 왔다 갔다 한 뒤 아직 포갠 상태인 내 가슴 위에 놓인 두 손 위에 제 배를 깔고 앉아 겔겔겔겔 거리기 시작한다. 눈 뜨기 전 먼저 머리 속 부터 맑게 게며 깨어나던 새벽이 언제부턴가 내가 잠에서 깨.. 2010. 1. 31. (2) 고베 지진 수기/ 지진이 멈춘 세상은 너무도 고요했다. 당연하게 전기가 끊어졌음을 알면서도 방마다 다니며 마치 생각 없는 사람처럼 스위치를 켜 보고 라디오를 켰다 껐다 하며 황당해 하는 자신에게 손잡으며 사정 하듯 그만 진정하자며 마음을 다스리는 동안 조금씩 날이 밝았다. 그러다 불쑥 빛 들어 선 듯 실내가 환해지자 마치 괴물이 집단으로 쳐들어와 집 안의 모든 것을 부수고 간 듯 어지러진 실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응접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들이 모두 떨어져 있었다. 어떤 것은 엎어진 채 유리만 깨졌고 어떤 것은 옆으로 날아간 듯 프레임도 금이 가거나 부러진 채였다. 200여장의 CD를 꽂아두었던 CD Tower는 몇 바퀴고 저 혼자 회전을 한 듯 꽂혀있던 CD케이스에서 알맹이만 빠져나와 사방팔방으로 날아가 덜어지고 날카롭게 깨져 있었다. 기막힌 상.. 2010. 1. 30. (1) 고베 지진 수기/ 나는 고베 한신 대지진 한가운데 있었다 나는 고베 한신 대지진 한가운데 있었다 / 화우 정혜정 전날 저녁 무렵부터 열이 오르던 아이에게 자정에 먹인 해열제를 한 번 더 먹이려 잠에서 깬 것은 새벽 다섯 시 반이 조금 지났을 때였다. 침대 헤드 보드에 놓여 있던 시계를 보며 한 10여 분 뒤척이다 막 몸을 일으키는데,그르르릉그르르그르르그르르르르릉.................. 마치 너무 커서 감지조차 하지 못하는 거라는 지구 도는 소리를 처음 듣게 되기라도 한 듯 몸이, 집이, 그리고 세상이 마구 흔들리듯 하더라고밖에 표현할 길 없는 진동이었다. 그랬다. 그날 난, 고베 한신 대지진이 일어난 그 한가운데에 있었다. 1995년 1월 17일, 새벽 5시 46분 고베 한신 다이신 지신, 고베 한신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난 바로 그 지진의 진원지였.. 2010. 1. 22. 탈출을 꿈꾸는 女子 탈출을 꿈꾸는 女子/ 화우 정혜정 자유라 불리는 것이 무엇이 되었든 뜨겁고 미끄러운 양수 속을 헤엄치듯, 지금 난, 즐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위한 재발견이라도 해 세상을 향한 편견이 조금은 줄었다거나 도통 열릴 줄 모르던 안개같던 머릿속이 신 개념으로 차오르.. 2010. 1. 17. 이전 1 ··· 215 216 217 218 219 2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