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a story23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 를 감상하며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보며 그림 속의 여자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몰라요. 다른 이들과는 달리 자신만이 옷을 벗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는 듯한 표정인 것을 보면, 어쩌면 그녀는 옷을 벗은 적이 없는지도 모르죠. 단, 에두아르 마네가 자신의 눈길로 그녀의 옷을 벗긴 건인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하게도 하죠. 빛을 받는 나부의 여인은 벗어놓은 옷가지, 과일 바구니와 함께 자유로워요. 마네에게는 지금 그녀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어떤 관계든, 관심거리가 아니지요. 그녀가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얹은 채 엄지와 검지를 벌려 턱 괸 모습을 자신만의 상상으로 바라볼 뿐이니까요. 이렇게 드러내놓고 본다는 것의 반대 표현일 훔쳐보고 있는 마네의 눈길은 그것에 의해 조장될 상상을 차.. 2012. 2. 27. 목련꽃 아래에서 만난 남자 올해는 우리 아파트의 만개한 목련이 피는 시기를 저 아래 울산 다녀오느라 놓치고 말았다. 사진정리를 하다보니 3 년 전의 목련 피던 시기에 일어났던 어느날의 어처구니표(?) 이야기가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 쯤 길에서 道人아닌 도인, 길 가다 말 걸어오는 이를 만난 적 있을 것이.. 2011. 4. 20. 초당마을 벚꽃 아래에서 꿈을 꾸다 숲 저편을 향해 함께 걷는다면... 새의 노래를 들으며 물 흐르는 소리에도 귀 기울여보지만 자박자박 자신이 걷는 소리 말고는 들을 수 없는 것이 좀 아쉽다 하지만 눈앞에 보고도 들리지 않는 소리는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는 무엇과 전혀 볼 수 없어도 느끼는 무엇에 대한 그 경계의 .. 2011. 4. 12. 불꽃놀이에 대한 회상과 함께 불꽃놀이에 대한 회상과 함께 게다가 저녁엔 불꽃놀이가 벌어졌다는 말에 먹다말고 구경하러 뛰어나갔다. 워낙 불꽃놀이를 구경한 적 많고, 내 사는 곳이 아닌 여행지에서의 불꽃놀이로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1991년 알칸사의 수도 리틀 롹이라는 곳으로 .. 2011. 4. 12. 6. 내가 누린 그날의 행복 /공항에서 생긴 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세크라멘토로 한 번에 바로 가지 못하고 시애틀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던 나는, 그곳에서 다시 알라스카 에어라인으로 바꿔 타고 세크라멘토로 내려가야 합니다. 거의 60대 할머니로 보이는 스튜어디스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알라스카 에어라인은 처음 타보는 거라 괜히 낯선 느낌이었지만, 이것저것을 적느라 핸드백 속에 있던 작은 수첩을 다 사용해 자리에 앉자마자 메모지 좀 달라고 부탁하자 상냥하게 웃으며 바로 가져다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메모지는 물론 냅킨에까지 알라스카 에어라인의 이름을 박아놓은 이 비행기에서는, 대학 교수 라는 남자가 오른쪽, 아주 멋진 젊은 여자가 내 왼쪽에 앉아 함께 가게 되었는데,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은 폼인가 싶을 정도로 모자란 잠을 청하려는 내게 자꾸 말을 시킵니.. 2011. 1. 9. 5. 두 사람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은.../공항에서 생긴 일 아직 아무도 내려오지 않은 새벽 4시 50분, 기다리는 동안 어젯밤 와인을 했던 그 Bar와 Hall에 걸려있던 미술 작품 등을 감상하고 있는데 다이안이 내려왔고, 정문에서는 리무진 택시 기사도 짐을 가지러 들어왔습니다. 폴이 아직 못 일어났나? 어젯밤 많이 피곤했을 거야. 아니, 내가 폴에.. 2011. 1. 7. 4."그냥 자는 건 시시하다."/ 공항에서 생긴 일. 호텔은 예전에 묵었던 어느 호텔보다도 웅장하고 멋진 곳이었습니다. 시설과 크기, 호텔 내부부터가 달라보였는데, 프런트에는 매니저까지 나와 한밤의 투숙객들을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우리는 내일 새벽 5시에 호텔 앞에 리무진을 대기시켜놓게 하고 각자의 방 키를 받아 올라가려 엘리베이터 있는 쪽으로 가려는데, 헤이~ 누군가가 Bar에서 나오며 우리를 향해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바로 그 키가 185도 훨 넘음직한 머리꼭대기 부터 발끝까지 한국인이 분명한데 한국인이 아니던, 뉴왁에서 출발 전 폴과 함께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던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그도 같이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왔으나 먼저 나갔기에 보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너두 세크라멘토 가는 비행기 놓쳤는데 우리와 함께 오지 어떻게 이리로 혼자 온 거.. 2011. 1. 3. 3. "이런 경우는 없는 거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 공항 안으로 들어서자 같은 앞서 내린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습니다. 스테이션 데스크에 수십 개의 봉투가 나열되어 있어서 다가가서 보니 탑승자들의 이름이 적힌 변경된 스케줄의 새 티켓이었습니다. 그때 한 승무원이 큰 소리로 발표를 합니다. "여러.. 2010. 12. 2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