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보며
그림 속의 여자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몰라요.
다른 이들과는 달리 자신만이 옷을 벗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는 듯한 표정인 것을 보면,
어쩌면 그녀는 옷을 벗은 적이 없는지도 모르죠.
단, 에두아르 마네가 자신의 눈길로 그녀의 옷을 벗긴 건인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하게도 하죠.
빛을 받는 나부의 여인은 벗어놓은 옷가지, 과일 바구니와 함께 자유로워요.
마네에게는 지금 그녀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어떤 관계든, 관심거리가 아니지요.
그녀가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얹은 채 엄지와 검지를 벌려 턱 괸 모습을
자신만의 상상으로 바라볼 뿐이니까요.
이렇게 드러내놓고 본다는 것의 반대 표현일 훔쳐보고 있는 마네의 눈길은
그것에 의해 조장될 상상을 차단한 채 빛의 윤곽만을 따라 바쁘게 흔들리지만,
은밀한 곳까지도 어두움과 대치된 음영만을 쫓을 뿐
욕망이 파종된 분화구나 퇴폐적이면서도 지독한 불길함도 보이지 않아요.
그림 속 여인에게서는 채워진 빗장과 같은 에로틱한 도상도 전혀 없어요.
다만, 뒷부분의 웅크린 여인과 그 주위의 밝음이 하나의 큰 흐름을 형성하며
우거진 나무로 만들어진 어둠과 대치하고 있을 뿐.
사실 가장 관능적이란 것은 드러난 것이 아닌 숨겨진 것이라 해야 할 것이고
어두운 부분에서의 간결한 사물의 형태는 빛을 받는 얼굴이나 손, 정물 등은 사실적 묘사로 지극히 순수하기만 했을
빛을 주제로 표현하려 하던 그의 의도를 봐야 하는 것이에요.
온 도시가 떠들썩해요.
금기와 유혹, 절제와 욕망 사이에서 점점 커져만 가던 갈등이 이 그림을 계기로 욕망으로 풀려 나가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그들은 모이기만 하면 마네에 대해 이야기 하고 크게 고개를 젓거나 음성을 높이며 비난 해요.
마네의 그림으로 말미암은 그들의 불만이란, 마치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이을 들킨 듯
왜 그림 속 여자의 표정에서 부끄러움을 앗아버렸느냐는 거죠.
들키지 않음이란 드러나지 않음이 아닌 감춘다는 것이기에,
뒤집듯 드러내 놓은 마네의 시각에 그들은 마치 자신의 치부를 들킨 양 당황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에 수긍하기 쉽지 않은 거죠.
華雨. 2006-06-21 13:34:39 비공개 폴더로 돌려놓은 조인스 블로그에 올렸던 본인 글을 옮겨옵니다.
풀밭 위의 점심식사, 에두아르 마네, 1863년, 캔버스에 유채 이 작품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인 연출로 인해 1863년 낙선작전시회에 출품되자,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맹렬한 비난과 항의가 쏟아졌었습니다. 그러나정작 마네 자신은 겉으로만 근엄한 척하며 규범 속에 묶여 사는 당시 사회전반의 상황을 꼬집는 한편, 나무가 우거진 풀밭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강렬한 인상을 표현하고자 했던 신념으로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존의 회화가 정확한 데생과 완벽한 색의 재현에 충실한 것에 반해, 여기에서는 명암의 강렬한 대비와 빛에 의해서 사물의 형태가 만들어지고 화면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동판화 298 x 442 mm. British Museum, London (1514~18)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등장 인물들의 포즈와 구성이 마네의 창작이 아니라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가 제작한 동판화 작품 '팔리스의 심판'에서 따왔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마네의 작품 생애에서 가장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품이 되었으며 동시에 인상주의가 탄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미술사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고 중요한 자료로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神에게 부치는 편지 :: 설렘이 이끄는 생 (tistory.com)
Bernward Koch 2005 앨범 [Walking Through Clouds]
01 Touched by Love
02 Childhood Hour
03 Walking through Clouds
04 Deep Green Summer
05 Flight Being
06 one Step at a Time
07 Mysterious Way
08 Bekoflow
09 Following Stars
10 Close Your Eyes
11 The Silver Veil
12 Gentle Touch
13 Simply Great
14 Evoking Wonder
15 Sunday Sky
16 Travel Ligh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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