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에 대한 회상과 함께
게다가 저녁엔 불꽃놀이가 벌어졌다는 말에 먹다말고 구경하러 뛰어나갔다.
워낙 불꽃놀이를 구경한 적 많고,
내 사는 곳이 아닌 여행지에서의 불꽃놀이로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1991년 알칸사의 수도 리틀 롹이라는 곳으로
잔디에 그 씨티 사람들과 함께 댓자로 누워 얼굴로 바로 떨어지는듯한 불꽃을 바라보는 일이었다.
몇 번이나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엎어지도록 돌아누울 정도로 가깝게 느꼈던지...
아무튼 그러한 불꽃놀이는 내 생애 다시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어찌나 환호를 질렀던지 길기도 길었기에 나중엔 힘이 다 빠져 버렸던,
아마 그 도시 사람들 모두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한 곳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는 동안,
난 잔디에 뿌리 내린 가슴만 부푼 풀처럼 하늘거렸다.
물론 그보다 더 올라가면 미국 초창기 시절인 1980년 대 시카고의 거리 축제도 있다.
영화에서 가끔 보는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며 걷는 퍼레이드 모습이다.
갑자기 총성같은 신호음과 함께 밤 하늘에는 불꽃이 수놓이기 시작한다.
저 아래 터키 포스팅에도 그곳 호텔에서 벌어진 결혼식 축하연의 마무리로
불꽃놀이 장면이 있고, 맨하탄 가에서도 찍었던가...
하여튼 내가 살던 라구나비치 등
도시 마다 열렸던 것만도 전부 기억하기가 힘들 정도다.
이 불꽃놀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불꽃의 모습인지라
얼만큼 큰 것을 쏘았느냐에 따라 겹겹이
혹은 오래 혹은 넓고 크게 퍼지는 것일 뿐
항시 손 닿지 않는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마음은
밤하늘 바라보는 마음 한 갈피와 어우러짐에 있어서는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 신비함이나 아름다움의 정도가
하도 많이 보다보니 퇴색 되더라의 의미도 아니다.
오히려 아주 작은 마을, 지금의 경포대에서의 불꽃놀이같은
얼마되지 않는 예산으로 진행된 행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 해주더라는 말이다.
일본 로코 아일랜드의 만션에서 고베 항구를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던,
그 시기는 무엇으로인가 많이 마음 답답해 했는데
응접실에서 바다 건너편 저 멀리 고베시의 하버랜드에서 열리는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걸맞는 웃음과 환호를 지르는 침잠 속에서 꺼내어진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현실과는 무관하게
도발적일 수도 있을 정도의 신선한 감정을 누르고 누르며 지내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어찌 전부일 수 있겠느냐 해도
그 한 번의 웃음이 얼마나 많은 연결고리를 주는 것인지 자칫 잊고 살며
슬픔은 기억해도 기쁨은 잘 돌이켜보지조차 않는 것에 익숙해져 사는지도 모른다.
미처 인식하지 못해도 준비된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더라는 것을
어두운 빛 아래에 서야만 감지하게 되는 것 아닌,
살며 조금 더 여유로운 시야를 지닐 수 있다면 좋겠다며
사진이 많기는 해도 달리 설명할 것도 더는 없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적다보니,
그래. 이곳이 경포호수라고 하던가...
즐비하게 관광객을 위한 식당들과 숙박시설만이 가득하던 곳
어떤 상황에서도 관광객을 위한 모습은 갖춘 곳이라는 생각 들게 하던 곳도 돌아본다.
무척 스산한 날씨였지만 흩뿌리던 빗속 풍경은 나름 운치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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