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쯤은
운여해변의 노을이 이러했어도 좋겠다고
그러면 침대에 그냥 앉아 있어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며,
어떤 이름도 떠오르지 않던 날
날아가도록 접을 줄 아는 게 종이 비행기 뿐이라
오랜만에 최선을 다해 접어본다.
쓰기는 아무렇게나라 해도
예쁘게 적어봤자 보낼 이 없어서라고 해도
저기 저 쯤 에어콘 구석으로 날려 보내면
더위에 지친 내가 기계를 돌리기 전까지는
모르는 척 해도 될 일이다.
아예 없었던 생각처럼
네 맘 짚어서도 내내 모르던 세월
내 맘 들여다봐도 아직 모른다면서
한 밤 하얗게 개인 아침처럼
일어나 앉아있기는 왜
-혜정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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