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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everyday life 1

밀양과 분리수거

by HJC 2010. 2. 25.

 


[편집]Z.jpg



언젠가 한국 돌아오는 기내에서 '밀양'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 속 주인공의 남편은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자신을 제외한 주윗사람 모두가 알고 있었던 남편의 불륜에 대해 
참을 수 없게 배신감을 느꼈던 주인공은 역으로,
 그 사실을  끝까지 모르는 척 자신조차 속이기 위해,
세상으로 부터 숨는 장소를 택한다는 것이 다른 곳이 아닌,
아는 이 한 사람도 없는 남편의 고향인 밀양 으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그녀는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어리석은 그녀에게 마을 사람들이 그곳에 온 이유를 묻자,
가진 척 하며 둘러대느라 땅을 사려한다며 거짓을 떠벌리게 된다.
그걸 듣고 그녀가 돈이 많다고 생각한 웅변학원 교사에 의해 
그 아들을 인질로 잡아 돈을 뜯어내려다

결국 살해당하게 되는 비극을 겪게 된다.

그 뒤 슬픔으로 방황하던 그녀는 길 건너의 약국 주인의 권유로
교회 예배에 참석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성령을 임하게 된다.
그 후 그녀는 아들을 잃은 슬픔까지도 기쁨으로 승화시킬 만큼
하나님을 영접하게된 기쁨 충만한 삶,
즉 잠시 성령으로 들뜬 상태를 온전한  믿음이라 믿고
모든 이에게  슬픔도 기쁨도 하나님의 주관 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는

섣부른 간증을 하고 돌아다닌다,

그 결과 돈만 갈취하고 자신의 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해 버린
그 웅변학원 교사를 용서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교도소로 직접 그녀의 아들 죽인 남자를 찾아가

자신의 믿음을 증명하듯 그의 죄를 용서하리라 마음 먹는다.

그러나 미처 용서한다는 말을 하기도 전

마주 앉아있던 살인자로 부터, 
자신은 하나님께 이미 회개했으며 모든 죄의 사함을 받았다며.
자신보다 늦게지만 이렇게 하나님을 알게되고

믿음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 찾아온 것을 보니, 

정말 기쁘다는 말을 듣게된다.

그 위에 자신이 하나님께 용서 받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모든 미움을 털어내야 한다는 식의
자신이 하고자 했던 말을

오히려 살인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하얗게 질린 채 입술만 떨다 그곳을 나온 그녀는,
자신이 살인자를 용서해야지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자신의 아들을 죽인 자를 용서 할 수있는 것이냐며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쇼크로 결국 주차장에서 기절 하고만다.

그 뒤,  그녀는 교회도, 기도 모임도 참석하지 않는다.
그런 자신을 위해서 모인 교회 사람들이 모인 곳에

돌을 던져 창을 깨거나 가게에 들어가 어설픈 도둑질을 하기도 하고,
성령 세미나에서 스피커를 통해 울려나오는 목사 님의 설교보다
훨씬 더 크게 '거짓말이야' 라는 가사가 강조되는 가요를 틀어놓고 숨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을 하나님께 인도한 약국 여자의 남편인 

집사를 육체로 유혹하며 .....하늘 향해 보란듯이 혼잣말을 한다

.
보셨지요. 이래도 당신이 제일이신가요!
그렇다면 저도 용서 하시죠!.
택도 없지, 이게 어디 살인만큼이야 하겠어요!.

................

 
 
 
 



 

 

                           




分離收去  



                                       詩,  그림/ 정혜정



가슴 아프단 말은

구겨 던져진 종이보다도 흔해
차라리 너덜거리는 내 思考
쓰레기 수거 딱지 붙여 길바닥에 내놓을 테니
어디 한 번, 낙서장으로 사용해 봐.
지닌 어둠 전부 펼쳐

빈 가슴 되어줄 테니
어디 한 번, 猥褻
찾아봐.

배달되지 않을 나날 기다리느니
주홍글씨 같은 사랑 꿈꿔도 좋을 만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햇살 아래
말없이 죽어주기 딱, 좋은 날이네.




 


 
 

 



..................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계속 전개되어야만 할 것 같은
하나님께 받게되는 용서의 '자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글을 이 쯤에서 단락 짓기로 한다.

인생 순간순간에 대한 단편적인 표현으로
희노애락의 감정이 그대로 녹아나야만 할 글이 
모두 승화시켜 즐거움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 한 거라 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특권일 수 있을 자신만의 카타르시스를 죽이는 일일 수 있는
결국, 새의 소리를 울음 아닌 노래라고만 믿는 발상과 다를 바 없을 것이기에.

사람이기에 분한 마음에 뒤로 넘어질 수밖에 없는 날의
딱, 그 순간에서 멈추기로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죽게 힘든 날 있을 것이다.
모든 것 쥐어짜고 싶으리만큼

마음 속 악다구니 받치게 기막히고 평화를 잃는 날도
제 정신이기 어려워 미쳐버릴 것만 같은 날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처럼 그랬던 걸까.
눈이 빠질 만큼 하늘, 노려봤을까.

"뜻대로 하소서, 믿고 따르겠나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가슴에서 들리는 소리.
절대 누르고 덮어도 구부러지지 않을 솟대처럼 우뚝 서있는
어떤 믿음을 거부할 수없기에
그만큼 더 부딪기고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

그래.이렇게 오래 전 적었던 詩를 다시 꺼내 
그 글 속의 '밀양'을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