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쓸어가다 남긴 그림자
배회하던 물고기가 꿀꺽.
그 물고기 갈매기가 낚아채 또 꿀꺽,
돌고 도는 메아리 같은 작은 파도들이 해변에서 일면
마음 비운 조개들 몸 부서지며 서그럭 거리는 곳
맑고 높은 하늘처럼 그 투명함으로 내어진 길이라면,
시선 힘없이 바삭거리는 모래로 부수지 말고,
낡은 배 칠 벗겨진 페인트처럼 드러내놓은 모습 보이지도 말 것이며,
그저 밀물처럼 들여놓던 조급함 썰물 나가듯 풀어 보내는 게지.
... ...Mute..
뜨거움에 탁탁 튀며 몸서리치던 조개가 입을 열고
콩알 만 한 게 한 마리가 잉태 된 듯 들어앉아 있는데,
추호도 잡혀 먹힌 듯 보이지 않는 모습, 아늑한 절망이다.
창밖으로 보금자리나 안락을 가장한 죽음처럼
머리 한 쪽 혼란스럽게 하며 내리지도 나르지도 못하던 바람
그 틈새로 희끗거리던 낮달, 미련 없다는 듯 고개 수그린다.
누군가를 마음에 두면 자꾸 눈에 밟힌다던가.
눈길 맞닿은 저 하늘 멀리로 부터,
애써 긴 하품처럼 번져가는 망망함이나
섬 언저리 파도의 조급함 감춘 채
막연한 시선으로만 서성이는 내게
하루, 다시 그림자 드리우며
... ...M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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