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1367 295.회상 2022. 1. 20. 물안개 피어오르는 남한강의 새벽 그런 마음 상고대를 기대하고 갔던 탓일까 아침이면 맑게 갤 물안개를 보며 뒷걸음질 치고픈 불통에 나무와 흐르는 강물을 멈춘듯 길게 담아낸다 어쩔 수 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여전히 굳건하지 못한 잔가지와 같은 -남한강에서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2. 1. 15. 294. 일생이 바람인 것 같아도 일생이 바람인 것 같아도 /정혜정 끝내기 전 하려던 말의 주제가 다른 곳으로 흐를까 촐망촐망 쳐다보며 간지러운 입을 참고 있는 친구들 앞에서는 그러니까 내가 하려던 말은... ... 중간 중간 말의 요점을 정리해야 한다. 우린 그렇게 각자 공유하지 않은 추억도 쌓인 나이에 왔다. 대화의 화법을 저버린 이들이 둘러앉아 낡아버린 피아노의 노란 선율 같은 깔린 공감을 토대로 타인의 이야기에 함께 웃고 운다.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2. 1. 12. 낯설게 다정한 밤 낯설게 다정한 밤 / 정혜정 상상의 하늘은 변함없이 파랗고 기억의 길에는 갈망의 부산물들이 흩어져요 온갖 크레파스가 거리에 색칠하면 수많은 장소는 각자의 주소에 불을 밝히죠. 이름 없어 있기도 없기도한 나는 홀로 남겨진 소음 너머의 회색 시간 속 자생한 슬픔과 길어진 그리움의 호흡을 가다듬는데 잠 설치고 나온 별들이 함께 걸어주네요. 이 밤이, 왠지 감사해요 -DDP에서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2. 1. 9. 별의 향연 별의 향연 / HJ 성당의 별 궤적을 촬영하며 새장의 창살을 상상해 본 적 있어? 겨울밤의 피부를 베는듯한 찬 공기의 삭막함에서 퇴색되거나 잠시 자빠진 사랑의 부재를 기억해내듯 하늘을 떠다니는 수많은 별이 아직 아름다운 반짝임으로 보인다면 탈 것으로 쓰이지 않은 지 오래된 앞마당의 그네일지라도 네게는 불경기 없던 왕년의 꿈을 선사해줄 듯싶거든. https://blog.daum.net/hwawoo/4464?category=542746 용소막 성당의 별궤적 blog.daum.net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2. 1. 6. 오늘은 나인 걸로. 오늘은 나인 걸로 /정혜정 몹시 추운 오늘 같은 날 한쪽이 담 밖에 서 있어야만 한다면 음음 그게 나인 걸로. 넌 그저 슬픈 눈빛 거두고 잘 가라 한 번 짖은 후 사라져 아궁이 앞에 쭈그리고 앉은 채 따뜻한 행복으로 종일 자울 거리는 걸로. -왕곡마을에서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2. 1. 4. 293. 티 안 내기 티 안 내기 /정혜정 흔들리지 않을 동상이 흔들리고있다 초점 잘 맞지 않는 시야 속 음치로 동동거리는 내 마음이 순간의 사이를 잇느라 부려놓은 근심 이고흐르는 구름이 하나둘 셋 바람 따라 방향 바꾸는 깃발의 허둥이 잘 좀 살아보자 다색의 무료함에 길들여진 자책을 누른 채 슬며시 22년으로 들어선다.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2. 1. 3. 눈보라 눈보라 / 정혜정 솔직히 그 순간에는 앞도 잘 분간되지 않았고 강풍에 흔들리는 몸만 겨우 가눈 채 셔터 몇 번 누르고 차에 오른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데도 돌아와 열어본 이미지는 원래부터 선명했던 것처럼 기억으로 장착된다. 우연히 그곳을 지난 것이지만 그날의 기후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을 터이고 '강풍주의'라는 경고문 외에 뉴스에도 보도되지 않은 겨울이면 드물지 않게 나타나던 현상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그곳에 서 있을 때는 생각도 못했으나 그리 급하게 그곳을 떠나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도 든다. 지났기에 아직 겪어보지 않아 잘 모른다는 핑계의 "겁"은 뒤로한 채 -고성에서 Copyrightⓒ설렘이 이끄는 生 2021. 12. 30.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1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