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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everyday life 1

파타야에서 벌어진 일

by HJC 2011. 2. 19.

 

 

 

 

 

 

 

 

한 90년대 말 쯤 이었던가.
아담한 우도에서 땅콩을 먹으며 해변을 바라보다 보니

가족끼리 동남아 몇 나라를 돌다가 파타야에서 일어난 일 한 가지가 떠오른다.

그곳도 우도의 해변처럼 하얗고 고운 모래사장과 그 모래가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연두색 물빛을 가진, 뛰어들고 싶다 충동을 느끼게하는 바다가 있었다.
우리들은 모두 옷을 가라입고 자리에 짐을 놓자 마자 바다로 뛰어 들었다.
아이들은 코 앞에서 놀고 난 멀리 더 멀리 걸어나갔다.
얕은 바닷속을 걸어다니는 발가락 사이로 끼었다 빠져나가는 모래의 감촉이 너무도 좋았던 난,
빨간 끈으로 표시된 근처까지 실컷 돌아다니다 배가 고파 해변으로 나왔는데
걷다보니 발바닥이 이상해 들여다보니,
글쎄 발바닥에 틈이 하나도 없을만치 까만별들이 아니 산호가 박힌 게 아닌가.
오 마이 갓~~! 기겁을 해 소릴 지르자 가게에 있던 원주민들이 달려 나왔고
 달려와 모두 내 발을 들여다보더니 무슨 일인지 잘 아는 듯 킬킬거린다.

 

그들은 나를 그들 가게로 부축해 가서는 그곳에 있는 긴의자에 엎드리게 했다.

무엇을 하려는가 싶어 놀라 몸을 뒤집으려는 내게 염려 말라고 안심 시킨 뒤

갑자기 사이다 병으로 발바닥을 사정없이 내리치기 시작하는 거였다.

그냥이라도 아플텐데 산호 박힌 발바닥을 힘껏 때리다니.....

이그..그때 얼마나 많이 아팠을까에 대해서는 굳이 상상하지 마시라.

 

때마침 배에서 내리던 그 당시의 속설에 의하면 믿거나 말거나
한국에서 온 묻지마 관광팀이라는 한 삼십여 명되는 삼십대 남녀들이 나를 발견하고는
무슨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우르르 달려와 들여다 보며
어머 어머.. 내지는 이런..쯧쯧..아프겠다를 연발했다.


얼마 후 그런 그들이  저들 모이는 곳으로 옮겨가고서야 비로소 고개를 든 난,

저쪽에서 그들 가이드가 하는 충고를  들을 수있었다.

 

"배에서도 절대 바다에 들어가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죠?

안 그러면 바로 저 여자분처럼 되셔서 여행도 못하시고 죽도록 고생하시게 됩니다."

 

내 얘기였어? 쳇!

웃음소리와 함께 난 그 서먹서먹해 보이던 관광 팀에게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 되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발바닥에 박힌 산호를 빠지게 하기 위해
실컷 두드려 맞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중 일부가 저 혼자 폭폭 솟아오르며 빠져 나오기 시작하는 게 보인다.
그것이 너무 재미있어 일어나 앉아 들여다보며 웃는 나를 보고서야 가족은 안도 했지만,

난 여행 일정 취소하는 일없이 괜찮은것 같다며 절뚝거리면서도 할 구경은 다 하고 다녔다.

 

물론, 그날 저녁 귀한 사이다 병 한 개를 더 구해 호텔로 가지고 돌아갔고
아직 나오지 않은 채 발바닥에 박혀 있는 촘촘한 까만 별들을 마저 두들겨 팼다.
풍성하게 부푼 발바닥과 곁드린 아픔, 한 일주일 갔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