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바이얼린 연주 중의 하나인
Sergei Trofanov(세르게이 트리파노프) 앨범 Gypsy Passion 에 있는
Moldova를 찾다가, 이 동영상을 아쉬운 대로 가져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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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어느 날 ( Fiction writing ) / 정혜정
그 기억의 망망한 방황 속에서도 딱 한 가지만은 명료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늘 엄니가 아버지에게 지녔던 그 변함없는 등대 같은 신뢰와
평생을 반해 사시는 그 콩깍지 씌운 마음을
나 역시 누구에겐가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거였다.
초등학교 1 학년 1 반일 때였을까.
가끔 오수에 눈 감기고 칠판 뿌옇게 흐려지던 오후면
졸음을 쫓.기. 위해 애써 별의 별 상상을 하곤 했는데,
그 당시의 만화에서 본 것처럼 목에 보자기를 두른 채 슈퍼맨이 되어
창 밖 저 멀리 하늘로 날아올라서는 산 하나 넘고 산 둘 너머
그 폭이 제법 넓고 긴 강도 사뿐하게 날아 건너다보면,
그때부터는 졿음도 달아나고 제법 시간도 빠르게 흘렀다.
만화의 상상과 연애소설의 주인공이 매치되지 않은 채 그렇게 덜거덕거리던 감정의 기복은
쓸데없는 일 한 가지에 한 번,
성과 없이 소모적이기만 한 일 두 가지에 여러 번.
뭐, 이런 식으로 세상 공식에 휘둘리거나 익숙해지며
내가 자신만 생각하는 것 말고도 절실하게 필요한 무엇이 있는 거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고,
어느 날부턴가 그것이 사랑인 거고 그런 감정의 주체는
서로 아끼고 지켜주는 거라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내가, 너를 만나고 난 후,
도대체 온전한 평화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나...
주지도 않은 상처 혼자 다 받았다며 상대를 힘들게 한다 거나,
확실하지 않은 상상 소설처럼 풀어
거리의 약장수처럼 목청 높여 마지막 호흡 치닫듯 홀로 서럽게 운다던지
뭐, 꼭 그런 피해망상 수준은 아니더라도
만나지 않고 잘 지내는 듯 싶다가 이유 없이 심정 사나워지면
멀쩡한 청바지 사포질 하해 구멍 내듯 자신의 마음을 사포질 하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스스로 갈아대는 거면서
그 소리를 낸다가 아닌 들리곤 횄다라고 표현하는 어리석음...
살며, 혹, 너두 그랬던 적 있니,
이유는 안고 싶을 때 안을 수 없고
내가 지켜주고픈 네가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되지 못할 듯 해서인 거.
한 사람과의 사랑을 꿈꾸고 신뢰하는 그의 여자로 지내길 바라
반듯한 철로 위를 달리는 기차처럼 안정된 행복감이 단 하나의 소망이라며
그 단순한 논리릐 가치를 이해 하지 못하는 너로 인해
비틀거리는 내가, 아플 거라는 걸 넌 알기나 하니.
그러다 보니 서른 다 되도록 이 사랑 밖에 모르는 난,
세상 모든 이들 앞을 지나다녀도 보이는 건 없는 거지.
어릴 적에는 그렇게 많은 꿈을 꿨으면서도 혼자인 것 외로워
때론 먼지 알갱이처럼 부서지거나
투명하지도 못하며 빛의 분산처럼 펴지고 싶어,
서른 어느 날에도 이렇게 서성이기만 하는 거지.
기다리기만 하느라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가슴 속 상처 깊어서일까
잔디조차도 가까운 초록들이 서로 찌르는 듯 보이는 날엔
너 없이 잘 살 거라는 결심 한 번 한 적 없이
한 순간 싸구려 병 깨지듯 뾰족하게 깨지고 싶기도 하지만,
이젠, 그만 일어나야겠어.
사랑이 아닌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스스로 찔러대는
네 안의 슬픔이 다시는 눈 뜨지 못하게
긴 꿈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듯 내 등에 날개를 그려 넣어야겠어.
그리고 날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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