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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everyday life 1

아무도 넌 줄 모르잖겠냐!

by HJC 2010. 11. 15.

 

 

 

 

 

 

 

초상권 때문에 전화 했습니다. ㅎ 우리 일행 대관령 옛길 다녀온 걸 바로 11월 호에 싣기로 했는데, 정시인 사진을 전면으로 넣기로 해서요.

 

10월 말일이던가, 편집 시인님 전화로 하신 말씀이다.

바로 얼마 전 다녀온 곳이지만, 11월 호에 사진이 한 장 실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글은 동행했던 이 책의 편집인이신 시인님이 적으신 거고 나는 모델 역할.

산 오르기 시작해 한참 후 비치기 시작한 햇살에 모자와 썬글래스를 찾아쓰고도 

나뭇가지 사이의 하늘을 바라보던 내 모습을 담으셨던가 본데, 그 사진이 뽑혔다는 말씀이셨다.

 

하필 제 얼굴 호떡처럼 나온 걸 올리시겠다고요? 이런....

어언 알게된 지 5년이 되어가는 그 시인님과의 통화는 중얼거리는 내 말은 묻힌 채 통보 형식으로 끝났다.

 

 

 

금요일 모임에 책을 주시마 하셔서, 

다른 시인 두분과 함께 점심도 대접받고 책도 몇 권 받아들고 돌아왔다.

책은, 오늘의 한국이란 잡지의 편집인이신 이분이 발간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45년의 전통을 가진 월간지다.

딱히 연관도 없는데 그 날 그 장소에 있었던 나를 담아 넣어주셨으니

어찌보면 그 점 하나만에도 감사할 일이기도 하다

 

휴일인 어제 엄니 댁에서 모여 식사하는데 책을 들고 가 식구들에게 보이니,

가족(게)은 언제나 가족(가재) 편이라던가.

다른 무엇보다 나를 먼저 생각해야만 할 수 있는 말들을 한 마디씩 하는 거다.

 

뭐냐. 하필 얼굴 두리뭉실 호빵처럼 나온 거라니! (엄니)

그래도 괜찮다. 모델이 누구라고 한 줄 적지도 않았으니,  아.무.도. 넌 줄 모르니 괜찮지않겠냐.!! (오빠)

엄만... 그래도 그렇지, 이리 못 생긴 호빵 보셨어요?(남동생)

 

분명 단풍진 대관령 엣길의 풍경이 멋지게 나온 사진이건만

아무도 풍경엔 관심도 없는 듯 내 모습에 대해서만 말하는 걸 듣고 있자니,

쿡쿡. 웃음이 터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내려간 바깥 기온에도 따뜻한 햇살로 실내 온도 올라가

콧잔등에 땀 송글거리며 사실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위로로 기분 좋았던

 

 

 



위의 대관령 이야기는 http://blog.daum.net/hwawoo/680
 

[대관령 가을 단풍에 물들기 위해 떠난 여행]을 시작으로

6 개의 포스팅으로 나뉘어 내 블로그에도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