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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a story

니가, 내 친.구.냐? / 정혜정

by HJC 2010. 1. 11.

 

 

 

           술을 한 잔씩 따르며 음식을 기다리던 친구가 불쑥 물었다.

           내가 유럽에서 한국에 들아 온 지  이미 4개월이잖아...그런데 아직 혼자라는 사실이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이나 봐?

           왜, 누가 뭐래?

           아니...그저 ..밖에도 아니고 한국이라는 사회가 그렇잖아.. 아직도 이러구 있으면 재혼 못 한다는 거지.

   

   

자, 한 잔 해..넌 결혼해서 사는 게 뭐라 생각하는데?

 

글쎄?  막연하나마....혼자로는 되지 않는 포개진 듯  따뜻한 가슴 지니게 되는 거 아닌가?

 

따뜻한 가슴? 후후... 거 좋지..그러는  네 반쪽 가슴은 깨끗이 비워두긴 한 거야?

근데 너, 내가 볼 때.. 여자 고르는 커트라인 아직 너무 높아.  

내가 뭘~ 난 그저 말 통하는 여자면 돼..우리 나이엔 그게 최고잖아.

 

그것 봐. 말 통하는 여자가 네 말처럼 쉬우니?  턱턱 이 부딪히도록 기막힌 여자두 많구, 눈앞 깜깜해지도록 막힌 여자두 믿기지 않게 꽤 돼. 보면 전혀 아

니올시다. 인데 불치 왕비 병인 아줌마두 적지 않을 거구.

니가 바라는 사항은, 결국 산꼭대기에 콧대 얹어 놓구 재가면서 하는 말이란 거지. 

 

그런가...그런데 난, 딴 거 다 용서 해두 말 안 통하면 못 살 것 같아.

통하는 여자 한 명은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  있으니 원! 이러면 이거 싱글 팔자 맞는 거지?

그래서 나, 그냥 이러구 살까 한다...이렇게 앞으로  2년 동안 해결 안 되면, 다시 유럽으로 갈 거야.

 

유럽 여자는 어떤데..? 가서 골라 봐. 내 가만 보니까..너, 좀 날 샜어. 미안한 말인데.. 그렇게 보여..응. 거의..

 

와, 니가 진짜 내 친구 맞니. 내가 언제 너한테 단 한 번 이라두 누구 소개해 달라고 졸른 적 있어?

도와주지두 않으려면서 초 치는 소리 좀 작작해..그리구... 나 몰라? 

외국 여자는... 안돼!  Culture가 틀려서두 그렇구...

아무튼 한국 여자두 안 되는 판인데.. 

 

이런..정해놓고 미리 비참해 할 필요는 없지. 다 사람 나름이다. 혹,

아무 상관없는 외국 여자가 갑자기 네게 콩깍지 씌워 널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고 여길 수도 있거든~ 그런 기막힌 순간이 생기면 확 결혼해버려. 누구든 내가 사랑 주는 것보다는 받아야 행복하다더라.

사람 다 똑같은 거 아니겠어? 난 예외로 두고...그리고 남녀 사는 게 뭐 별거니..남 누리는 거 누리고 가질 수 있을 때 가지도록 해.

 

허이구..도 통하셨네~. 근데....왜 난, 네 stlff한 life를 생각하면 초밥이 다 얹히려고 한다니?

차라리 나처럼 혼자 사는 것두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다.    

 

 

 

 

 

 

 

 

 

 

왜 암말 않고 맛없는 튀김만 입에 넣고 있니. 왜...내가 또 니 안 도는 Brain 을 hurt한 거니? 후후후..

 

회 부터 먹어. 아래층 가이뎅 스시 (회전초밥)의  두 배두 더 되게 비싸잖아.

 

그리고 또 너희 엄니한테 가서 나 밥 사줬다구 떠들어라..울 엄니가 니 엄니한테서

 

울 아들이 니 딸 밥 사줬다더라...

그런 소리 듣는 거 치사하다구 너한테 얻어먹지 말랬어.  

 

 

 

하하하..알았다.  오늘은 말 안 할게 ..아무튼 노인네들 변하시는 게 없어.

 

두 분은 아직도 별걸 다 가지고 그러시눈군. 그리고 자고로 튀김은 뜨거울 때 먹어야 맛난 거야

 

회는 워낙에가 차가울 때 먹어야 제 맛 아니겠어..? 그러니 나중에 먹어두 되고..

 

 

 

 

 

 

 

 

 

 

 

 

 

혹시나 했는데... 너..요즘 머리 나빠지는 병 걸린 거 아냐?  니가 그러니까 혼자 사는 거다, 짱구.

별것 아닌 것은 굳이 뜨거울 때 먹지 않아도 되는 거야.  진짜 맛난 걸 놔두고 다른 걸로 배 채우면 안 되지!

넌 지금 쓸데없이 아우성치며 경쟁자 많은 삼류대학 접수창구에 원서 넣고 등록금두 함께 내려 하는 거라구~

그런 건 돈만 아깝지.. 먹어 봤자...들어가 봤자...인 거라.  막상 맛난 것 먹을 땐 배불러 맛도 못 느끼게 되는 거라구..

맨 위에 있는 저거 먹어봐~전복두 있네. 그리고 넌 왜 멍게도 안 먹는 거니...

넌 먹는데도 음식 모양새 따지지?  못 생긴 감자, 길쭉한 고구마..그런 거, 다 안 먹지?

 

하하....맞네. 그러고 보니 그러네.. 못 생긴 거 이상하게 생긴 건 그냥 먹고 싶질 않아.

그러니 먹보인 너나 다 드세요~ 미끌 거리는 것은 ..음식도 인간도 다 싫다. 기분 별루야. 잡으면 잡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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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봐.~ 난, 남들 다 쉽게 잡는 것도 못 잡고 이렇게 부들거리잖아..

젓가락질은 내겐 치명적이던 암기과목과 같은 거야. 기아상태로 죽어가두 제대루 젓가락질 못 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일인 양 역사책에 기록되어 있다지, 아마.

이런 나두 먹는데 미끌거려도 좀 먹어봐....맛 괜찮아.

 

거짓말 좀 작작해..니가 못 먹어 기아로 죽긴 왜 죽어...

그거 알아? 젓가락질 잘 안되면 너, 누가 보든 말든 두 손 사용하는 거.

 

후후후...내가 그러던? 나두 참 주책이다..그치..

그래두 내가 그랬기에 이나마 아직 살아있고 다행인 거라

 

아니지..그런 소리 말어. 넌, 사람들 만나 식사할  때두

이것저것 줄창 먹고 있느라 유난히 조용하다구.. 그거 몰라?

 

왜 치사하게 먹는 것 가지구 공격이야?  너, 나랑 ..아무래두 넘 오래  만난 것 같아.

우리 오늘 부로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그리고.. 이것두 그래.  내가 무식하게 먹어서 기분 나쁘니, 사준다고 아무 말이나 막 하게?

잘됐네 뭐. 넌 아주 음식 끌쩍거리면서 안 먹는데도 뚱뚱한,  그런 여자만 찾으면 되겠네.

 

하하하하....쌜쭉하는 건 나이 먹어도 변하지두 않는구나.

그래. 니 말이 맞다 맞아. 그러구 보면 내가 까다롭기는 한가 보다. 그치?

음식 끌쩍거리는 거 못 보지...그리구 중요한 건 여자는 잘 먹어두 날씬해야 해.

 

맙소사.  너, 중증이야.. 니가 노총각인 것은 너무나 당연해.

옆 테이블 여자들이 들었다. 얼른 고개 숙이고 시계 보는 척이라도 해..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

 

행복의 기준? quality 란...확실한 한가지 배부를 필요는 전혀 없는 거라 여겨.

 

그렇지? 나 보구 그 프랑스 디렉터가 이번에 들어와 한다는 말이,  한국 가서 사는 동안 싱글 면했을 줄 알았다나.

넌 안 가진 것 없이 다 가졌는데 프랑스를 떠날  때나 고국에 돌아가 4개월 된 지금이나 이곳 와서 보니

하나도 달라진 게 없구나...그러는 거라. 그리구 거기에 기분이 더 나빴던 건,

말하며 보니 그동안 머리숱이 더 준  것 같다나?

 

나쁜 놈!  정말 그 남자가 그렇게 말했단 말이니? 그 남자 키 몇이야. 184 센티 넘어? 너보다 커?

프랑스인들 키 작잖아.. 기가 아니면

키로는  못 눌러? 너 그 남자 앞에서 맨날 고개 숙이고 일해?  니 주위 다니며 머리숱 관찰 하게?

지는 잘 생겼어? 그러는 본인은 머리숱 많니? 너 불어 능통한데 한국어 잘 해? 너보다 잘 하는 게 뭐 있어?

 

야, 야.....흐흐흐...너 네 머리숱 적어지니 괜히 예민해져, 내 편 드는 척 열 너무 내고 있어.!

 

그러게....근데 정말 니가 가진 조건을 좋아하는 여자는 없는 거니.

 

그건, 내가 싫어.

 

가진 것 많아 좋구 너두 좋다고 하면 오케이 하고?

 

그래두 내가 싫으면 아닌 거지. 사람들은 다른 것들에서 삶의 보람 찾으라고 참 쉽게 말하더라만,

지위나 돈..환경 등..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 사랑하는 사람, 모든 걸 주고 싶은 한사람 못 만난다면.......안 그래?    

   

참 내, 말두....잘두 가져다 붙인다. 아니, 그래  내가 살아가는 지금이 얼마 전 비린 생선 먹었다가

양치질두 못하구 찝찝해하며 다니는 나날이란 말이냐?  그래두 다행이네. 가시에 찔려 곪아가는 몰골이라 하진 않으니.

 

삐지긴... 아니 맛나 보인다고 꿀꺽 삼키다 그 가시에 찔리기라도 한다면 아..다른 수십 개의 그럴듯한

조건처럼 생선 맛이 아주 좋아도 목구멍 걸린 가시 하나 땜에 고통스러울 거 아니겠어?

 그저 맛 좋은 생선 살 같은 호화로운 세상 기준보다는 뒷 맛 깨끗하고

잘 넘어가게 가시 없는 삶을 원하는 거구..곧 좋은 여자 나타날 거야.

 그런데 나....죽어라 인정하기 싫어두 나이 들어가는 거 맞는 거 같다. 앞으로도 쭉 혼자 살게 될까 봐..이젠 슬그머니...겁나.

그렇지만 그래두 아무나 하곤 살 수 없는 거잖아, 안 그래?

 

또 시작이네...너 알어? 너 원래 겁쟁이였어. 대학 다닐 때두 딱지 맞을까봐 너 좋아하던 여자한테 

데이트 신청두 못하고 관심 없는 척 빙빙 돌며 발만 굴렀잖아.

참말 옆에서 보던 나, 어미된 심정처럼 안타깝더라...  

못됐어. 넌!  니가 어디 여자니.. 예나 지금이나 보기만 하면 막 뭐라 몰아세우기나 하구..

빈틈없는 성격, 그거 하나 안 변하구..그게 뭐 자랑이냐?...

나이 들면 오래된 솜이불처럼 무거워 힘든 것 표현할 줄도 알고

그래 지친 얼굴도 보여주며 엄살도 부려야,

힘들 때 나같은 친구가 위로해 주며 좋은 인격도 더 보여주지..헌데 어디 틈을 줘야지..

그러니 넌 니 몸 니가 깎아먹는 거야. 쓰러질 때까지 참으면 누가 상 주냐..

도대체 넌 언제까지 그렇게 아무렇지두 않은 척,  평안한 척 하며 살 건데?

 

어라 어라...왜 괜히, 저 싱글이라 외로운 걸 나한테 와서 부글거린다니?

난 완전 괜찮네요. 이렇게 산소 호흡기 없이두 잘 살구 있구.

근데 그러고 보니..흠....너 정말 머리숱 줄은 것 같다?..........아니니.... ?

 야~~~~ !!! 나, 정말 다시는 너 안 볼 거다!

인간미가 없어 도무지. 

니가, 내  친. 구. 냐?. 



 

 

           - 華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