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의 열기로 달아올랐던 넓은 경기장의아치 모양의 구름다리로 조금씩 모습을 나타내며 걸어오던 그가
나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음 짓습니다.
그 앞에서 난, 봄의 향기로 피어오르는 듯 술렁이는데참말 이상한 건
순간, 가까이 있는 그가 잘 보이질 않는 아지랑이 같다는 것입니다.
햇살에 빛나는 그를 보며
어쩌면 웃는 모습이 저토록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그 느낌만으로도 이 세상의 무엇인가가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하늘 더 푸르고 높아 보였습니다.
매해 4월의 이맘때면 난, 늘 어여쁜 처녀가 됩니다.하늘 열린 듯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금빛 햇살처럼
환한 아름다움으로 나를 찾아오는 그대를 꿈꾸는....오늘도 난 흐드러져지게 피어나는 순박한 들꽃같은
어여쁜 스무 살 처녀입니다.
잔영들을 잠재운 한산한 풋볼 경기장을 지나
위험하게 보이는 틴 에이져들의 스케이트 보드 타는 곳을 지나면서도,
간절히 소원하다 얻게 된 무엇을 마침내 가슴에 받아 안은 듯
따스한 미소 입가에 머금은 채 봄바람에 살랑이는
고운 여인이고 싶다는 것 외에는,
머릿속 하얗게 비어가듯
그대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소망의 문을 열게 한 그대와 마주친 시선 부끄러워 고개 숙이는 내게,
보고 싶었다는 그대의 음성 들리고
가슴 속 맴돌기만하던 그 말에 화사하게 행복해진 난,
얼굴이 복사꽃 빛으로 달아올라 어쩔 줄 모릅니다.
그런 내게 그가 미소띈 얼굴로.가만히 손을 내밉니다.
한국에서 사가지고 들어온 랜드로바를 낡도록 신은 적이 있습니다.
오래도록 신은 것은 편한 신이라며 익숙함을 즐겨서기도 하지만새 것을 신으면 늘 뒤꿈치가 까져 정작 여름이 되어서는
발을 내놓는 예쁜 샌달을 신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새 구두를 별로 좋아하질 않는 난,
하루 종일을 걷고 집에 돌아와도 멀쩡할 수 있는 신처럼사람도 외모보다는 편안한 느낌을 우선으로 치는데
바로 그가 그런 편안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간지럼 타는 봄바람의 즐거운 소리 들리는 벤치에 앉아
아무렇게나 두 발을 흔들며 그리움으로 마음 부풀려 본 날입니다.
내일은 또...어느만큼의 그대를 그려 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하늘 역시 여유로운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듯 깊고 푸릅니다.다음에는 그대가 나를 그대 기다리듯 기다려주면 좋겠습니다.
다음 또 다음이 계속 될 따뜻한 미소로
화우. 200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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