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어 뒤척이기만 하다
결국 불을 켜고 다시 일어나 앉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 마냥
내 속의 무엇인가를 뱉어내지 못해 답답하다.
모든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거늘
눈물 절로 나는 어떤 순간 어느 모퉁이에서도
내게 하늘은 여전히 아름답고 꽃과 나무 여전히 정답게 느껴지는 것 보면
우울함이 뭐, 별 것이랴.
이 세상의 채도 낮을 대로 낮아지는 것이라 해도
죽는 순간까지도 속 컴컴하기 싫다는 고집으로 외면한다.
외로운가.
매번 다시 찾아올 수 없게 너무나 멀리 자신을 버리고 다니는 건 아닐까.
겉만 멀쩡하게 두고 속 끓이는 사랑 같은 건 생각도 하지 말자며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외로움 한 주머니씩 늘어가는 거라 했거늘
누렁이 시골마당에 땅 구덩이 파고 제 배 넣고 졸듯
지지리도 이론만 그럴듯한 철학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자신이
그래도 인간미 있는 거라 대견해 하는가.
아니, 마당에서 오수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는
딱, 개 같은 모습인지도.
반짝반짝 비상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잠시 햇살이 보낸 편지를 읽을 적의 착시였던 거
부쩍 난, 가라앉는 먼지와 같이 초라하다.
하지만 너무 멀리 버리러왔던가, 돌아갈 길 아득하다.
어느새 도포자락만 휘날리지 길 잃고도 당황하거나 헤매지 않는
고독만을 심지로 두고 즐기는 방랑자가 되어
더는 버릴 것도 없이 돌아가도 돌아가지 않아도 그만이라며
새벽 4시, 라보엠을 듣다
잠을 포기하고 Film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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