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로 이픈 지 일주일이다.
저번 주 수요일에 나가지 않고 딱 집에서 쉬었다면, 목요일 아침 강화도에 일몰 담으러 가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은, 목요일, 금요일을 낮밤 가리지 않고 깨어 있거나 누어 있으며 헤맨 걸 돌아보니, 어림 없는 기대였다는 걸 알았다.
수요일 약속에 나가지만 않았어도 목 아픈 데도
공기 나쁜 곳에 앉아 있는 무리수만 두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길고 힘들게는 아프지 않았을 거라고 보지만,
수요일을 쉬었다고 해도 결국 목요일 강화도 행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번 것은 독하기 때문이다.
난 몸살 핑계로 약한 오른쪽 어깨 전체가 더 아프고 기침 핑계로 자나던 사람 돌아보게 연속적으로 기침을 하고,
죄송하게도 엄니는, 오한 핑계로 열이 38도까지 오르고 편도 핑계로 심한 염증 증세까지 보이신단다.
그 동네 말고 이리로 오세요. 국립병원 원장까지 하신 샘님이예요. 오셔서 아미노산에 몸살 약 타서 한 방 맞으세요.
세수만 하고 오신다더니 정말 10 분 만에 핼쓱한 모습으로 나타나신 엄니를 모시고
이번 감기에 두 번 째로 아침에도 다녀왔던 병원 문을 또다시 들어선다.
왜 또?/ 울엄니에요./ 전에 오신적 있으시던가? / 아마 그럴 걸요. 네./ 아뇨. 아예 그 해 태어나신 분은 우리병원엔 없는데요./ 아, 그럼 옆의 영상메디콤원인가./ 딸이 어머니 모시고 여기저기 다니는가 봐요. 좋아 보여요. /좋아...보인다구요?(뭐 좋은 데라고 좋아보이긴..)그냥 우리 동네니까 모시고 온 거에요/. 별 쓸데없는 소리를 해 대며 힘겹게 앉아계신 엄니 대신 챠트를 작성해 건네준다.
독감 예방 주사는 맞으셨어요?
저번 일요일 엄니 댁에 모여서 식사를 할 때 피자를 잡수고프다는 엄니에게
그럼 다음 주에 저랑 피자 핫 가세요. 하며 받아놓았던 화요일에 모시고 가지만 않았다면,
식욕이 없는 것을 아침을 늦게 먹어서라며 미니 피자 두 조각에 요구르트 한 컵으로 때우며 으슬으슬 나는 오한을 숨기고 앉아 있었던,
그날 엄니께 피자만 사드리지 않았다면, 멀쩡하셨을 것을...결국 나로부터 전염되신 것이니 내 죄가 크다.
의사는 내게도 물었던 말을 엄니께도 했고
우리 두 사람은 똑같이 그럼요. 같은 대답을 함으로써 -
독감 예방주사라는 건 이름 뿐이지 독감을 잡지는 못하더라던지,
이리 독한 감기가 그래도 독감이라 일컬을 만큼은 독하지 못한건가 주사약이 예방을 하지 못 했음을 입증한 셈이다.
아무튼 지난 밤을 세우다시피 하셨다더니
처방받은 1시간 반짜리 주사를 꽂자마자 엄니는 곧바로 밀린 잠에 드신다.
그러며 오늘은 일요일,
나 역시 집에서 뒹굴뒹굴..그나저나 코 맵고 눈 맵거나 멈추지 않는 기침이 잦아들긴 했는데
여전히 약에 취한 듯 눕기만 하면 눈이 감길 듯 몽롱하다.
하도 어지러워 새로 받은 약에 무언가 한 알 더 넣는다더니 그것이 너무 독해서인가 싶어 점심 약을 건너도 보지만
전혀 무관한 거였나 증세는 여전하다.
허나 이유는 있을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염성 강한 감기라 한밤 혼자 누어 잠을 청하는데
뒤척이다 침대에 기대 앉아 무릎 위에 아이패드를 올려놓고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는 거고
보다보니 한도끝도 없이 1시50분이 되도록 그러고 앉아 있었더라는 거...
결국 더는 눈이 아파 볼 수 없게 되어서야 방 불을 끄고 누워 잠을 청해보지만
그 그룹의 의상과 춤이 현란해 같은 노래를 다르게 부른 세 종류 쯤의 뮤직비디오를 계속 보게 한
[내가 제일 잘났다].라는 I'm the best라는 아이돌 그룹노래가 밤새 따라다녀
잠을 자지도 않은 것 같다. .http://blog.daum.net/hwawoo/1251 2 NE 1
다시 불을 켜고 앉으니 4시 40분. 내가 춤을 춘 것도 아닌데 피곤하고 허기가 진다.
그래 그 새벽, 씨어리얼 한 사발을 먹고 다시 누어 억지로 잠 청하기를 얼마.....7시에 일어났으니,
당연히 대낮에 헷갈리고 어지러울 수 밖에....
그래도 차도가 좀 있긴 있는 거다.
새벽엔 허기도 졌고 밥이라고 오늘은 밥도 먹는 듯 먹었으니.
그리고 아침 저녁 전화 드려 살펴 본 엄니는 음성은 여전히 좋지 않으신데도 많이 나으셨다고 하시니 그나마 다행인 거다.
그나저나...내일 가족 모임에는 또다시 옮기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식사할 때 말고는 마스크를 착용해야겠다.
Rast(Rest)-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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