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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everyday life 2

오늘은 쉬는 요일

by HJC 2016. 6. 11.

 

 

 

 

 

 

 

 

주말인데 집에서 쉬고 있다.

물론 어제도 그저께도 그그저께도 엄니와 시간을 보내긴 했지

그건 그래도 그럴 수 있는 거라 그런 거였지만,

주로 카메라와 두 다리로 출사를 위해 움직이기에는 무리라서, 오늘 쉬고 있다는 말이겠다.

 

 

6일 아침 동료들과의 약속으로 봉원사에 가는 길에 다친 다리때문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밀쳐진대로 두 무릎을 앞으로 꿇듯 고꾸라졌는데, 

뒤에서 모르고 뒤에서 나를 밀친 사람과 한 무리의 모르는 이들이 지나가도록 

일어나긴 했어도 걸음을 뗄 엄두가 나지 않아 그자리에 불안정하게 서 있었.

그래도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며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데 

무언가 무릎에서 흘러내리는 느낌에 내려답ㅎ니, 피다.

아마 어렸을 적 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긁히고 쓸리며 넘어졌어도 이런 식으로 피가 나지는 않았는데...


바지를 걷어올리니 작게 구멍이 난듯 상처에서는 피가 솟아나오듯 흘러내린다.

그제야 꽤 아픔을 견디고 있으며 봉원사 올라가는 버스 벤치에 앉아 

몇 장의 휴지를 적셔도 멈추지않는 것을 보고서야

지혈이 쉬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안다

 

다행히 먼저 도착해 있는 동료에게 전화로 사정을 알리고 밴디지 좀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기다리고 있다가 건네며 어쩌다 그 심하게 다쳤느냐고,

베어나온 바지의 얼룩과 다리에 흘러내린 피를 보며놀란다.

 

층계를 다 오른 후 두 계단 짜리 층계 앞에서 출구 번호를 살피고 있는데 

뒤에서 정신놓고 핸드폰을 보며오던 어떤 남자대책없이 등에 부딪쳐왔고,

  순간, 내 몸무게 그 위에 매고 있던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의 합쳐진 무게를 주체하지 못해 그대로 무릎이 꺾여 앞으로 주저앉았다.


그런데 하필 두 무릎 닿은 곳이 계단의 쇠 부분이었던 것이다.

오전 내내 촬영하느라 서 있다보니 밴디지 몇 개를 갈도록 지혈이 되지 않는 상처부위가 많이 아팠지만,

 관곡지 갤러리에 동료 전시회가 있어서 오후에는 같은 분과임원들과 그곳을 방문하고

저녁까지 먹고서야 늦게 돌아올 수 있었다.


마침내 지혈은 되었지만 다리는 더 불편해져 걱정하는데

다행히 동료가 집까지 바래다 주는 친절을 베풀어주었다.

 허나 문제는 다음 날인 화요일이었다.

 아무리 멀쩡하려해도 무릎이 절로 꺾여 집에서도 절룩거렸

수요일은 엄니 걱정 안 끼치려 최대한 멀쩡한 척 했는데, 평소 내 발걸음 볼 일 없으신 엄니는 눈치채지 못하셨다.

하지만 목요일, 금요일 그리고 오늘 보니.... 생각보다 쉬이 나아지지 않겠다는 생각에 좀 걱정된다.

 

조금씩 걸어다니는 건 다니다보면 다니게 되겠으나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려면 무릎통증이 심해 손으로 감싸며 일어서야 하니,

찢어진 부위 상처도 멍도 옅어지고 있는데 다리가 제대로 펴지기까지는 몇 걸음 걸린다.

오십견 등 우리의 몸이란 스스로 치유되는 능력이 얼마만큼은 있기에,

무릎 뼈에 금이 갔다거나 다른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며칠 더 기다려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 볼 생각이다.

 

 

 

 

 

날 다시 보고도 그댄 아무렇지 않네요 참 편하겠어요 그리 어른스런 사람이어서 *웃으라 하지 말아요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 그 태연한 얼굴 여태 예전 그대로군요 좋은 사람 만나 그런 말을 자연스레 건네며 * 서로 품을 찾던 숱한 밤들도 두근대던 새벽도 다 흩어졌나요 내겐 살아있는데 살갗 깊숙이 가슴 깊숙이 달라붙어 있는데 지워지지 않는데 잊으라 하지 말아요 내 가슴 아픈 것까지 맘대로 말아요 난 그댈 미워할래요 그것만은 하게 해줘요 못난 난 그대가 멀쩡한 그대가 미치도록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