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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everyday life 2

[제주]7.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

by HJC 2015. 7. 5.


 

 

 




 

7.

 

결국 이번 제주에 있는 동안에는 일출 볼 수 있는 날씨가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혼자 지내다 서울로 돌아가기 전까지, 온다던 빗줄기가 죽어라 참아 준 것만 해도 고맙습니다.

 






이곳 숙박에 포함된 바다가 바라보이는 전면 유리창 안 카페에 앉아 족욕을 할 수 있다는 이벤트는,

어제의 탄산 온천에 비하면 지루했습니다. 결국  50여분의 시간도 채우지 못한 채 일어나 바닷가로 향합니다.

사실 영실 코스에서 무릎이 아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끝까지 하는 것이 나을 것도 같지만

중문 쪽 화창하던 날씨와는 다르게 늦은 오후까지도 종일 흐린날씨여서

발 담그고 있기보다는 어두워지기 전 주변구경이라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주상절리와 같은 절경은 아니지만 

하와이 본토에서 담았던 그 무늬들이 이곳에서도 보이는 것 보면,

이곳도 용암 분출로 인해 생긴 지형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장소가 그리 넓지도 않고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

더는 그곳에서 구경하고 있을 수 없어 길 위로 올라서야 했습니다,

 

저 멀리로는 등대도 보이고 낚싯줄을 드리운 낚시꾼도 두어 명 보입니다.

족욕을 하며 마신 냉커피 때문에 잠이 오려나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내일 아침에는 딱히 나가서 기다릴 일출도 없고 새벽에 버스도 다니지 않는 듯 해,

근처 해변을 다시 한 번 들려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여전히 새벽 일찍 잠은 깨는데 이 숙소 안의 그 누구도 일어나지 않는지 인기척조차 없는 것 보면,

제주에 놀러 온 이들의 대부분은 새벽시간을 즐기지 않는 듯합니다.

 

다시 오면 날씨가 좋지 않은 한 이쪽 바닷가를 찾는 일은 없겠습니다,

대신 물때를 잘 안다면, 물이 빠졌을 때 꼭 한 번 다시 들려보고는 싶습니다.

이렇게 다니다보면 장소마다 어디는 언제쯤 가야 좋을까를 계획할 수도 있겠으나,

역시 물때와 날씨에 따라 그 결정이 바뀔 수 도 있음은 염두에 둬야할듯 합니다. 

 

첫날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한라산 영실코스를 오르고

비오던 둘쨋 날에 들렸던 곳이었기에 내일 오전 공항으로 가기 전 한 번 더 들려볼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맞지를 않아 포기합니다.






 

이 숙소에서는 공항으로 가는 직행 버스는 없지만,

굳이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서 갈아타는 방법만이 길이 아닌,

두어 정거장 더 가서  내린 후 그 마을의 해변을 잠시 둘러보고

그곳에서 직행으로 공항 들어가는 버스를 타면 되겠다는 생각에 나섭니다.

 

, 이곳의 단점은 버스에서 내려 바닷가로 15분 이상을 걸어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맞바꿀 다른 좋은 조건이 있다면 마다 않겠으나,

이 날씨에 딱히 그런 것이 없다보니, 그  15분의 길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맨도롱 또똣이라는 드라마 촬영지가 이 근처를 배경으로 한 거라는 건 알지만,

그곳 촬영장이나 이곳 내가 머문 바닷가나 비가  올것 같은 시커먼 하늘에 물들어온 바다의 모습은 같겠지요. 

이럴 바에야 새벽에 나와 갈 곳도 없고 물때도 안 맞는 날인데,

차라리 책이나 보며 실컷 게으름 피우다 비행기 시간 맞춰 천천히 나올 걸 그랬습니다.

 





 


 

그나저나 그래도 참 이상한 점은, 첫날 올 때와는 다르게 온통 입안 전체가 헐어서 어찌할 수 없던 아픔이,

비타민을 섭취한 것도 특별한 후식을 취한 것도 아닌데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컨디션도 이제부터  바로 다시 여행을 떠나도 좋을 만큼 최상으로 회복되고. 

아마도, 여행을 가야 잘먹고 잘자고 살찌고 여행을 해야 건강해지는

역마살 가진 이들의 체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일주일 쯤 늘려잡았었다면 좋았을 걸 그랬다 싶은 아쉬움을 두고 올라와 얼마간을 서울에서 보낸 나는

지금,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적습니다.


도착해서 애들과 정신없이 며칠 보낸 후에나 포스팅 할 틈도 나겠지만,
요즘엔 신문 연재 시간을 맞춰야 하는 원고에 대한 시간 압박이 없다보니 점점 글로 기록하는 일에 게을러지지만,

대신, 그곳에 머무는 동안 사진으로 이 블로그 칸을 매일 채워볼까 합니다.

 

그곳에서 새롭게 만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