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의 기억은 좋은 편이 아니다
최고의 장소에 날씨에 최고로 잘 담을 수 있었는데 그럴 수 없었기때문이다.
파노라마로 찍기 위해 이제 막 7장 짜리를 겨우 두 번 찍으며 시작하는 중이었는데,
차 주인인 동료가 다 찍었다며 집에 가야겠다는 거였다.
평소 그러지 않던 사람이라 그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워낙 완강하게 서두르며 카메라를 풀고 짐을 싸는 지라
주변에 다른 이들도 있고 말을 길게 할 수는 없었고
하는 수 없이 아까운 촬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의 당사자 말은 갑자기 몸 컨디션이 별로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통 우리는 별이나 은하수를 찍으러 가면 운전한 사람은 서너시간 차 안에서 쉬게 하고 밤샘 촬영을 한다.
그렇기에 갑자기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는
4시간 가까이 달려간 길에서 아래쪽에서 별 찰영을 조금 하다 올라간 정상에서
은하수 촬영을 시작한 지 겨우 30여 분만에 접었어야 한다는 것이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 내내 아주 나쁜 컨디션이라고 했던 동료는
아까는 이상하게 귀신이라도 씌운듯 그랬다며 멀쩡해졌기에...
일방적으로 이러한 경우는 정말 거의 없는데
촬영 결과물도 아쉬움이 있다 보니
왜 그런 것인지 이날 동료의 행동에 대해 자꾸 생각해보게된다.
밤새도록 맑.은. 밤하늘을 마음껏 촬영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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