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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모델촬영 (부분 친구공개)

194.잠식 당한 풍경 사이로

by HJC 2019. 6. 21.








잠식 당한 풍경 사이로


짙은 허공을 겹쳐 오는 무차별 공격의 무의미에 내 몸이 날아가는 환영을 봐요. 

아우성이라는 자는 골을 메우고 입안 그득 신물을 내는 배경의 정적에 몸서리치며 

침묵의 한가운데에서 듣지 못하는 귀에 진동수 비슷한 역겨운 연극을 상영하고 있어요. 

의혹이 더할 나위 없는 확신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간과한 방치된 비약을 학습한 지 너무 오래 된 탓에 

입술 사이로 한 알 씩 고백 같은 진심이 칼날을 세우고 풀려나가는 동안, 

일그러진 판단은 증발할 듯 잘잘 하게 부서지며 더욱 견고한 불모지가 되어요. 

할 말이 아주 많다는 것은 기실 할 말이 없다는 것으로 결국 적어내지 않는 게 좋았을, 

말이 말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하는 당분간 견뎌내야 할 속수무책이에요. 

읽기에만 열중하는 휘두르지 말았어야 했을 유혹에 넘어간 이야기를 다루는 

이 책 표지의 멀쩡한 풍경 한구석에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염증이 잠식 당해 있고 

책의 페이지가 줄지도 두꺼워지지도 않는 가장 절실한 꿈이란 삶이 아닌 죽음이라며 

셀로판지가 떨듯 뿜어내는 짧아도 깊이 있는 습진 같은 탄원의 공명이 구상으로 적발되는 풍경에 송곳 하나를 꽂아도

대기를 유영하는 세상은 소모에 의한 불편함의 근저로 맞물리거나 풍경에서 풍경으로 건너는 산책을 계속해요. 

비록 은밀한 유혹이 아닌 창 하나를 두고 발작 되는 소요를 함축한 탄원의 두려움을 전하는 

물기 어린 창에 어리는 등 돌린 구름이 춤추는 씁쓸한 풍경이지만

변질되거나 고갈 되기만 하는 것이 아닌 진화를 통한 양태를 구축하면서



매주 신문에 사진과 글을 게재하던 2005년 즈음의 글로, 폴더 깊숙한 곳에서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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