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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General

해질녘

by HJC 2019. 3. 5.



So far...

내가 들어본 BTS의 The truth untold의 cover곡 중에서 best라고 본다

Ysabelle Cuevas. 살짝 다르게 부르는 그녀만의 감각으로 감성 짙은 호소력을 보여준다.


           






후드둑 

한꺼번에 두루미가 날아오른다

해질녘이다.

그들은 가야 할 곳 떠나야 할 시간을 세상의 시계를 통해 읽는다.


반면, 인간은, 아니 난, 자주 허둥 댄다.

해가 지며 갑자기 다가온 듯한 어둠에

사소한 방해로 약속 시각을 못 지킬 것에 대한 불안함에

그렇게 하면 실수할 것이라는 걸 짐작하면서도 행하다, 

저렇게 하면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것에 요행을 바라다 삐끗하며

외로울 일에 고독을 선택한 거라고 외치고는,

종종 

둥 댄다 


그 이유가 생기면 종일 나를 밖이 아닌 집, 집 안에서도 방에 가두고는

곁눈으로도 햇살 좋은 바깥을 탐하지 않는다.

마음 삭막한데 봄꽃 따위 보고 싶지도 않다 한다.

그게 종종 이다 요즘은.


그러면서도 인상을 쓰게되는 보험 광고라도 좋으니 벨이 울려줬으면 좋겠다던 하루를 보낸다

훌쩍 떠나고 싶은 하루가 나를 두고 지나간다

떨치고 날아가는 두루미떼처럼

나도 일어서서 떨치고 갈 시간을 알고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은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물을 삼킬 수 있게 되니 기적처럼 살이 오르고 살아지더라는 생사에 욕심 내려놓은 어느 말기 환자의 말처럼,

기실 우리 모두도 물로 살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열심히 보냈다는 생각도 낭비했다는 생각도 어제 하루 살아진 것에 대한 방편이었겠으나

다시 맞이하는 오늘은, 조금 평안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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