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주인공인 '나'는 부잣집 마님인 '반 호프' 부인의 말동무가 직업입니다. 그녀는 반 호프 부인과 함께 한 여행지에서 우연한 기회에 '막심 드 윈터'라는 부자 남자를 만나지요. 막심은 아내 레베카를 잃고 실의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내 순진무구한 '나'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합니다. 그들은 막심의 초호화 대저택 맨덜리로 돌아와 행복한 인생을 꿈꿉니다.
그러나, 이것은 극적인 대반전의 서막이었습니다. 맨덜리 대저택의 수 십 명의 하인들의 총집사인 '댄버스' 부인의 카리스마와 레베카와에 대한 근원을 알 수 없는 충성심과 병적인 집착은 '나'의 목을 점점 조입니다. 과연 레베카는 어떤 인물이었단 말일까요?
소설 '레베카'에는 레베카가 없습니다. 시작부터 이미 죽은 사람이었으니, 당연하지요. 그러나, 댄버스 부인의 광적인 집착행동, '나'와의 결혼 후에도 레베카로부터 벋어나지 못하는 막심과 그 주변 사람들의 알 수 없는 행동은 어쩌면 레베카가 이야기의 말미에 '짠'하고 나올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을 들게 하지만 끝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레베카가 '레베카'의 정점에 있습니다. 이야기 곳곳에 레베카를 그릴 수 있는 단서들이 언급됩니다. 소위 절대 미모, 지성, 사교술을 겸비한 '만인의 연인' 이미지이지요. 이에 비해 '나'는 너무나 초라합니다. 이야기가 흐를수록 '나'는 레베카에게서 벋어나려 발버둥칩니다.
집안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장무도회를 기획한 '나'. 그러나, 댄버스 부인의 계략에 말려 예전에 레베카가 입었던 화려한 드레스를 입게 되고, 이를 본 막심은 분노하고 맙니다. 모든 것이 꼬여버린 상황에서 댄버스 부인은 '나'에게 자살을 유도하는 기괴한 행동을 하지요. 이튿날 자살로 죽은 것으로 장례까지 치러졌던 레베카의 시신이 저택의 인근 바다 속 요트 안에서 발견됩니다. 다시 막심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재판을 받는데, 그 과정에서 레베카가 사촌인 '잭 파벨'과 내연 관계였던 증거가 나왔고, 이는 막심을 더욱 궁지로 내몹니다. 실은 막심이 레베카와 그 문제로 다투다가 실수로 레베카를 죽이게 되고, 레베카의 시신을 요트에 실어 바다로 수장 시켰던 것이지요.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납니다. 실은 레베카가 암 말기 환자였다는 사실이지요.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안 레베카가 인생을 자포자기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인 사고가 난 것임이 밝혀집니다. 극중에서 결국 레베카의 자살로 정리되고, '레베카'의 하이라이트인 극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맨덜리 대저택이 댄버스 부인의 방화로 그녀 자신도 함께 잿더미가 되며, 영화의 막이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