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인 명시선을 출간한다고 시 의뢰가 들어왔을 때가 아마도 2009년 말이던가 10년 초였던가....
그때 저는 미국에 있었기에 출판사에는 책 받을 주소로 엄니 댁 주소를 알려줬었습니다.
아마 시인들 주소가 그 책 뒤에 수록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어제 엄니가 며칠 전에 왔다며 이 편지를 건네주시더군요.
살짝.
아...이것도 생일 선물이구나..합니다.
지니고 있는 남은 한 권의 책을 다시 한 번 훑어보다 올립니다.
이해할 수 있니
이해할 수 있니... ...
사람에게서 꽃향기 난다거나
짙푸른 풀 냄새가 나도
하나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걸
호흡 비슷한 누군가가 두고 간
바람도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따르다
가슴에 별처럼 박힌 너를 발견함이
꽃보다 아름다운 일이라는 걸
사각의 그림판 같은 풍경에,
오래된 듯 낯설지 않은 네 체향
그 뿌리 드리워진 궤적의 묵묵함이
죽음보다 경이로운 일이라는 걸
대낮의 푸름 속에 존재하는 어둠,
바람 지레 주눅 들어 움츠러든
참고요로 깊어진 허공 향해
누군가를 그리워함이 이리도 벅차다는 걸
넌, 이해할 수 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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