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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 이끄는 생 (詩와수필)/Like everyday life 1

짧아도 너~무 짧다!

by HJC 2012. 10. 17.

 

 

 

 

 

집에서 요구르트를 만들어 먹는다.

딱히 시중에 내 입맛에 맞는 플레인 요구르트가 없어서이기도 하고

있다고 해도 매번 사러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귀찮기도 하고,

아니 그보다는 요구르트 균을 사서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수 있는 계절이었기 때문이다 보니

인터넷을 뒤져 배양균을 사서 매일 아침 커다란 볼에 과일 서너가지를 잘라 넣고

듬뿍 요구르트를 얹어서 먹느라 여름 내내 직접 만들어 먹었다.

 

 

 

배양균이야 처음 한 번 사용 후 다음것은 만든 것에서 덜어서

새 요구르트를 만드는 것에 다시 사용하니 한 번 사면 끝이지만,

우유는 그때마다 필요한 만큼 부어야하니 적지않게 필요하다.

보통 1000ml짜리 한 통으로 만들어서 먹는데 우유 양보다는 줄어들 것이고 난 대식가이고...ㅎ

그래서 인터넷에서 우유를 10 팩이 들은 상자로 주문 받아 만들어 먹고 있는데,

저번 주 금요일에 받은 우유 상자를 그 전에 사서 사용하던 우유가 다 떨어진 오늘 아침 새벽에 뜯다보니

이런? 박스에 유통기한이라고 적힌 날짜가 깜빡 기절하게 만든다.

보통 최소한 한 달 반 이상은 기간을 두고 보내기 마련인데 10월 22일까지가 기한이란다.

설마...뭘 어쩌라고 설마....

버릇대로 운송장 종이부터 뜯어내버리던 난, 급하게 구겨버린 것들을 다시 펴들고 식별할 수 있음에 안도를 한다.

그러며 상자를 열어 확인해보니, 맞다. 틀림없이 22일.....

전에 산 우유팩의 마지막 통 유통기한이 내일까지였는데 이게 무슨 시튜에이션이람!

 

끙.....

시계는 아직 6시 종도 울리지 않었건만, 전원을 켜고 인터넷 쇼핑몰로 질주.

내가 산 기록이 어디 있더라....

없다고 해도 운송장 번호가 있으니 무언가 할 말을 있을 것이라며

혼자 부산해져 그 물품을 찾아 들어가 주욱 읽어내려가다보니,

맨 아래 없던, 아니 한 번도 읽은 기억 없는 듯한 글귀가 한 줄 보인다.

한꺼번에 콩우유, 쵸코우유, 딸기우유, 각종 브랜드 우유를 한데 나열해 놓은 맨 아래 한 줄 적혀있는,

유통기한은 선택사항 옆 괄호 안에 명시되어 있으니 선택에 차질 없으시기 바랍니다.

 

옳거니.....

주욱 올라가 선택사항을 열어보니, 제일 윗칸에 내가 산 것이 있고 괄호 안에는 날짜가 분명하게 박.혀.있다.

다른 때는 신경쓰지 않고 주문했어도 괜찮았는데, 언제부터 이런 게 생겼을까...

아님 전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어도 그때 것 유통기한이 한 달 반이었고 지금 것은 15일에 받았는데 22일란 건가.

글, 숫자 모르는 이도 아니고 내가 잘 보지 않고 평소 사던대로 한 것을 가지고

유통기한이 짧아도 너~~~무 짧다며 바꿔달라고 한다면,

분명 쓰던 것, 먹던 것 다 가지고 와서 새것으로 바꿔달라는 개그콘서트 정여사와 다를 바 없을 노릇인 것.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 정상적으로 먹어도 한 달 이상 걸릴 

아직 한 통도 열지 않은 1 L짜리 10통이 든 우유박스를 내려다보자니 우유 대신 한숨으로 배가 부르다.

집에서 우유도 요구르트도 나 밖에 먹지 않는데 이걸 정말 어쩐다.....?

어렵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있긴 있다면 식품류인데 절대 교환 등 다른 길이 없음은 상식일 것이다.

아무리 예전에 몇 번이고 주문해 먹었고 선택란을 누르자 10가지도 넘는 각종 우유 선택이 우루루 열리니

딸기 쵸코우유 아닌 우유면 됐다며 맨 위에 뜬 것을 눌렀던 거라지만,

내 것도 잘 공부 하지 않았음을 누굴 탓하리

그래 운송장 번호고 줏어들고 있던 것을 던져버렸다.

 

하지만 다 못 마신다는 건 자명하니 다 마실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뭐, 간단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 꼭두 새벽부터 우선 2통은 요구르트 용으로 용기에 담고

마시는데만도 사나흘 걸릴 우유 한 통을 마시려 트고...

가족이 함께 모이는 일요일이라도 가까우면 형제들에게라도 돌리겠지만 일요일은 21일이니

하루면 유통기한이어서 나눠줘도 한 통 밖에 안된다.

그러니 버리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누구에겐가 주는 것이 상책인지라

조금 후 엄니께 보내드려야겠다.

난 이 동네 저동네 아는 이도 없으니 엄니가 자주 들리시는 아주머니들에게 나눠주시라고,.,,ㅎ

챙기지 못한 한심함을 어쩔 수 없는 아침이지만 그래도 그렇지,

2주일도 아니고 유통기한이 짧아도 너~~~무 짧다!